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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블록/웹기획자

1. 기획자의 문서는

by 블록지기 2023. 3. 8.

필자의 스승이자 선배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다.

기획자는 문서로 대화할 수 있어아해

처음 기획일을 접했던 난 이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곧 뇌에 박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2005년 당시 입사 6개월차였던 나는 입사동기들에 비해 한글, 워드, 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문서편집에 능숙한 상태였다.

대학생때 주로 발표자료를 내가 도맡아서 했고, 교수님의 논문정리나 자료 정리등을 도왔던 이유에서 였다. 

그때도 난 교수님들의 칭찬을 종종 들었던 바였기에 문서 정리에는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팀장님의 지시로 타 부서와 회의에 필요한 CTI관련문서를 만들게 되었다. 

(CTI:  computer telephony intergration/  컴퓨터와 전화시스템의 통합, 지금의 자동응답시스템)

 

개발실에서 뽑아준 자료를 참고하여 파워포인드로 발표자료를 정리하여 만드는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었다.

나는 내 능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열과 성의를 다해 다채로운 색상에 내가 쓸수 있는 애니메이션 액션효과, 거기에 다양한 폰트를 사용해가며 화려하게 문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회의 2시간전 여유롭게 팀장님께 메일로 자료를 보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팀장님의 호출, 드디어 내 능력을 인정받는 순간인가 싶었다.

 

팀장 : 소현씨 이게 모야? 이거 정리한거 맞아?

 

팀장님의 짜증난 목소리에 문서가 잘못갔다 싶어 팀장님의 모니터를 보니 내가 만든자료가 분명했다. 

 

소현 : 네 맞아요 팀장님 이거 맞는데...

 

나의 청량한 대답에 팀장님은 나보다 더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었고, 바로 내 사수였던 정대리를 불렀다. 

 

팀장 : 정대리 소현씨 교육 다시해야겠다. 문저 정리한거 확인 다시하고, 1시간 내로 다시 보내

팀장님의 말을 끝나자 무섭게 정대리는 내자리로 돌아와 내가 만들었던 문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난 대리님이 정리해 주는 부분들을 옆에서 바라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얼굴이 붉게달아오르는걸 알 수 있었다. 

부끄럽지만 그 당시의 자료를 올려본다.

 

위에 내용이 바로 내가 수습사원때 작성한 내용이고, 바로 아래가 대리님의 도움으로 수정하여 작성한 내용들이었다.

무엇이 차이가 있는지 알겠는가? 

 

화려한 나의 문서는 그날로 다시는 볼수 없었다. 엄연히 말한다면 난 이제 그런 문서는 만들지 않게 된것이다. 

문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 할 수 있어야하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도 한번에 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문서로 하는 대화법이었던 것이다. 

어떤 문서가 더 보기 좋은지 한눈에 잘 들어오는지 읽기편한지 등등 굳이 기획자가 아니라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서 정리, 그리고 문서 작성에 대한 기본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대화를 잘 하는 사람, 대화를 잘 이끄는 사람들의 대화를 보면 군더더기가 없다. 

문서도 그런 부부에 있어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기획자가 쓰는 문서는 누가봐도 같은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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