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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블록/웹기획자

2-1. 기획자 미팅이야기 - 두근두근 첫 미팅

by 블록지기 2023. 3. 9.

첫 미팅을 망친 나의 이야기 / 첫 미팅 에피소드 

기획자의 미팅 이야기 


난 기획자라고 하면 외부 미팅에 나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20대 후반의 나는 은근히 낯을 많이 가렸고, 기획자라고 명함을 내밀수 없을 정도로 어설프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그게 얼마나 심했냐면 처음 과장님과 미팅을 나가라고 했을때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회생활이 뭐 내맘대로 흘러간 적이 있던가... 결국 과장님 손에 끌려 미팅을 나가게 되었다. 

 

나의 첫 미팅회사는 BC카드였다.  무려 BC카드 자그마치 9개의 은행과 손을 잡고 

"여러분~ 부자되세요~" 한마디에 대박을 터트렸던 카드매출 1위였던 회사였다.

 

첫 미팅인데... 좀 작은 기업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TV에서나 보던 업체를 간다고 하니 혹여 내가 실수라도 해서 계약을 망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긴장은 머리끝을 넘어 우주로 날아가고 있었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는 금융사들과 협력하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였고, 일정한 기간동안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계약을 맺기 위해 담당자를 만나는 자리였던 것이다. 

딱!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전부였다. 

 

'과연 내가 미팅을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뭘 해야 하는 거지?' 

이미 내 머리는 온갖 걱정과 불안으로 혼미한 상태였던거 같다. 

 

BC카드 1층 로비에서 담당자를 만나고 간단한 안부 인사 후 과장님께서 본격적인 업무 이야기를 시작했다.

함께 간 과장님은 너무나 여유로운 모습으로 미팅에 임했고, 담당자분 또한 편안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 자리에서 긴장한 사람은 오직 나 혼자였다.

솔직히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듣지 못했다. 

어찌어찌하여 미팅이 잘 마무리되었고, 난 그곳에서 그저 '네'만 수백 번, 고개 끄덕임만 '수십 번' 그리고 너무 웃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듯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말이 이런 거에 쓰이는구나 싶은 날이었다.

회사로 복귀하자마자 급 피곤을 느낀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늘의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을지 되샘김질을 하며 말이다. 막 정신을 차리려고 했을 때 과장님이 날 불렀다. 

"소현 씨 오늘 미팅 다녀온 거 간단하게 보고해야 하니까 미팅 보고서 좀 작성해 주세요"

순간 머릿속에 대형컴퓨터가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미팅보고서'라는 단어와 업무를 찾기 위해 미친 듯이 돌아가는 머릿속말이다. 그 순간 알았다. 오늘의 미팅이 끝이 아니었다는 것을...

대답을 들기 위해 날 보시던 과장님이 내 멍청한 표정을 보고 또다시 내 사수인 정대리를 불렀다. 

"정대리 소현 씨한테 미팅 다녀온 거 정리하는 방법하고 내부 문서 좀 공유해 주세요"

난 다시 정대리 손에 끌려 내 자리로 돌아와 정대리의 개인교습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내부 문서를 보고 나서 난 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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